Home > EXHIBITION

전시정보 EXHIBITION

이산오 개인전: 변환깃

작가, 분류, 장르, 좋아요, 전시기간을 나타내는 표
작가 : 이산오 (Lee Sanoh)
분류 : 개인전 장르 : 서양화
전시기간 : 2025.04.19 ~ 2025.05.17

전시 개요

드로잉룸은 2025년 올해의 신진 작가로 이산오를 선정한다. 매해 한 명의 신진 작가를 선정하여 개인전을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산오는 평면 회화와 도자 조각으로 자신의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이산오는 동양화와 도자를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낸다. 조모의 별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작가가 많은 것을 시작한 ‘새’의 이미지와 결합하여 문학적이고도 영적인 작업으로 펼쳐진다. 매끈함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디지털과 극단에 있는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공존하는 현재,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가 보여주는 삶과 죽음, 중력과 무중력, 비상과 추락, 환상과 기형의 경계 사이에서 우리는 존재와 삶의 경로를 탐색한다.

이산오의 작업은 존재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할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며 죽음은 육신에 내재한 영이 우리의 곁을 떠나는 것임을 살갗으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산오는 죽음을 생의 종말이 아닌, 존재의 생애 주기에서 자연스레 다가오는 과정 중의 하나로 인식한다. 작가는 전작들에서 삶과 죽음 사이를 이어주는 전령으로서의 새에 집중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서는 새의 구조적 이미지에 더욱 주목한다. 이산오의 회화에서 보이는 색연필과 같은 건식재료의 파슬함, 조류의 비행 혹은 군무를 연상케 하는 궤적의 이미지, 유기체가 갖는 대칭의 모습은 작가의 작업이 새에 대한 생리학적 관심에서 기인하였음을 알아차리게 한다.

조류의 날개를 떠올리게 하는 질감과 형태는 새가 가진 비행 조건의 자연적인 상태이자 인간이 지향하고자 하는 균형 감각을 일깨운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변환깃’은 오리와 같은 특정 조류에게서 드러나는 특징이다. 작가는 야생동물센터에서의 활동 경험으로 새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화려한 깃털로 생존을 도모했던 수컷 오리는 번식기가 끝나면 화려한 깃털 대신 수수하고 보호색에 가까운 상태로 깃갈이를 한다. 작가에 따르면, 일부 조류는 이 시기 동안 비행에 주요한 깃털이 동시에 빠지며 일시적으로 비행 능력을 상실한다. 이산오는 이러한 새의 상태를 가리켜 “자신의 주요한 생존 수단인 ‘비행’을 스스로 유보함으로써 존재를 보존하고 갱신하기 위한 내면의 리셋 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라며, “생명 주기 속 정지와 재생의 과정을 겪는 새를 존재가 깃털처럼 가벼워진 일종의 무중력 상태를 상징하는 존재”로 은유한다.

새의 삶에 있어 비행이란 존재 이유이자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삶의 방식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것은 생의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상태로도 볼 수 있다. 생의 주기 속에서 반드시 잠시간 멈추어야 하는 것이 비단, 조류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시 《변환깃》을 통해 우리는 삶의 경로를 재탐색하는 시간을 가지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잠시 간의 멈춤이 오히려 삶의 시간을 지속하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글 민지영

전시 작품

  • 가시깃 Blood Feather

    가시깃 Blood Feather

  • 정지비행 Hovering

    정지비행 Hovering

  • 아에로스 Aeros

    아에로스 Aeros

위치

전시 목록

댓글 tok 댓글 0

댓글 쓰기 로그인
입력

한줄 평을 입력하세요. (200자 이내)

댓글 보기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