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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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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장현주
분류 : 개인전 장르 : 서양화
전시기간 : 2026.07.01 ~ 2026.07.15

전시 개요

갤러리담은 장현주 작가의 개인전 《초록의 임계 Threshold of Green》을 기획하였다.
장현주는 지난 20여 년간 장지에 먹, 목탄, 분채를 켜켜이 쌓고 다시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며 화면을 만들어왔다. 그림을 그리고 지우는 행위 속에서 생겨나는 우연한 발묵과 잔상은 작가의 손이 아니라 시간이 그려낸 흔적에 가깝다. 《산, 산, 산》, 《숲, 깊어지다》, 《풀의 그늘》, 《어둠이 꽃이 되는 시간》을 거쳐온 그의 작업은 씨앗과 뿌리, 풀과 꽃, 산과 숲이라는 자연의 사소한 존재들을 통해 삶의 기억과 기다림의 시간을 응시해왔다.


이번 신작 《초록의 임계》는 부엌 창 너머로 마주한 산과 숲이 겨울의 비어 있음을 지나 오월의 빈틈없는 초록으로 차오르는 순간을 다룬다. 화면 속 색들은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서로 밀어내고 스며들며 하나의 덩어리처럼 증식하고, 빛조차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그 압축된 상태 안에서 여름은 조용히 부풀어 오른다. 작가에게 계절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진동이 오랜 시간 땅속에서 밀려 올라와 마침내 표면에 도달하는 순간이다. 겹겹이 쌓고 지우며 만들어낸 화면 위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던 기다림이 임계점을 넘어 초록으로 터져 나오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작가의 글
초록의 임계
Threshold of Green

여름은 어디로부터 오는 걸까.

부엌 창 너머로 산이 마주하고 있다.
겨울 동안 성기게 비어 있던 숲은 봄을 지나며 조금씩 차오르고, 오월이면 어느새 빈틈 없이 초록으로 메워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알 수 없는 새들의 울음이 숲을 가득 채우고, 햇빛의 방향에 따라 숨구멍 같은 잎 사이 틈으로 빛이 간혹 새어 나온다.
그 틈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계속 자라나고 있다.

여름은 갑자기 오는 계절이 아니다.
땅속 깊은 곳의 진동들이 천천히 밀어 올린 시간이다.

이번 작업은 그 보이지 않는 진동이 표면에 도착한 순간의 풍경이다.
화면 속 색들은 풍경을 묘사하기보다 서로 밀어내고 스며들며 하나의 덩어리처럼 증식한다.
빛조차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그 압축된 상태 안에서, 여름은 조용히 부풀어 오른다.

여름은 응축된 시간이 부풀어 그 압력이 가장 짙어진 순간이다. 계절은 예고 없이 오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기다림이 한꺼번에 표면으로 밀려나온 것이다.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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