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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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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이효연
분류 : 개인전 장르 : 서양화
전시기간 : 2023.09.06 ~ 2023.09.24

전시 개요

누군가의 사적인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보통은 가까운 관계이거나, 어떤 이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듯, 일반적으로 예술가는 섬세하고 예민하다. 그런 예술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작업하는 공간인 작업실은, 예술혼을 불어 넣어야 하는 작업실은 매우 사적인 공간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그들은 작업실을 아무에게나 개방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고 내밀하고 친밀한 일들이 행해지는 개인의 방을 아무에게나 개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일게다. 하지만 우리는 에술가의 작업실을 궁금해 한다. 사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으니, 공적으로 개방하기를 바라고, 그런 기회가 생기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번에 그 기회가 왔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예술가, 이효연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전시를 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 전시에 <작업실 사용법 (Atelier Manual)>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작가는, 화가는 작업실을 어떻게 사용하길래 <사용법>까지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는 것일까?



이효연은 화가다. 많은 시각예술가들이 요즘은 회화와 조각, 설치,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며 분야를 넘나들지만, 이효연은 오롯하게 그림만을 그리는 화가 painter이다. 그러니 그의 작업실에는 당연히 캔버스와 붓, 종이와 물감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료들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그의 작업실에는 의외의 물건 하나가 가득한데, 그것은 바로 책이다. 이효연의 작업실에는 물감이나 붓 보다도 책들로 가득하다. 그가 그려낸 작업실 풍경만을 보면, 이곳이 글을 쓰는 작가의 작업실인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작업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책이 많다. 책장이 적은 것도 아닌데, 책을 꽂다가 자리가 모자라 여유가 있는 구석구석에는 책들이 쌓여있다. 책상 위에도, 차를 마시는 테이블 위에도, 물감을 정리해 두는 장 위에도, 그리고 바닥에도 적게는 2-3권, 많게는 십여 권의 책들이 쌓여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작업실에 왜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 것일까? 게다가 이 책들은 미술에 관련된 것들 만이 아니다. 시와 소설, 수필과 같은 문학책은 물론 철학, 심리학, 역사학 등의 인문학 책에 양자물리학 같은 과학책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도 있지만 영어책도 있고, 불어로 된 책, 독어로 된 책 등 외국어로 된 책들도 가득하다. 도대체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작업실에 왜 이렇게 많은 책들이 있는 것일까? 작업실을 그려 보여준다고 했는데, 의외로 산책길들을 그린 풍경화들이 꽤 여러 점이 보인다. 게다가 작가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또 관계 없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한 인물화도 여럿이 전시되어 있다. 이효연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 사용법>에 왜 이 풍경화와 인물화가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려낸 것일까?



이효연에게 작업은 당연히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것이다. 이효연에게 “그림은 생각의 결과”이다. 그림을 그리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구상하고 생각하고, 이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을 위해서는 지적인 자극이 필요하고 여기에 책 만큼 좋은 것이 없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빼 놓을 수 없다. 또 그는 그림을 그리다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많이 걷는다. 이것은 모두 이효연 작가에게 작업의 연장이다. 그에게 작업실은 작업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든 곳이다. 그러니 그가 걷고 여행한 곳도 작업실이고, 그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이 있는 곳도 작업실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실 사용법>에는 그가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작업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작업실들은 실재하는 곳이고 때로는 그의 상상과 이상이 더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효연은 차분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갑자기 어디로 튈지 모르게 생각이 통통 튀는 사람이다. 2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20여회가 넘게 진행한 개인전마다 매번 성격이 다른 작품을 보여준 것도, 매번 작업에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보고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실험을 하는 것도, 잘 하던 사회생활을 불현듯 정리하고 낯선 스웨덴으로 훌쩍 유학을 떠났던 것도 그의 그런 성정을 잘 보여준다. 이효연 개인전 <작업실 사용법 (Atelier Manaul) >은 그런 그가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게 그의 작업실을 사용하며 작업에 푹 빠져 있는지를 보여주며, 이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도 그의 열정과 기쁨을 느끼며 함께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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