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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시키는 일, 5
작가 : HELGA RITSCH, JOSEPH CHOÏ, 정지필, 이태수, 경현수 , ROBERT ESTERMANN | |||
분류 : 단체전 | 장르 : 공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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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9.10.02 ~ 2019.10.26 |
전시 개요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상은 어쩌면 한 그릇의 포타주potage일지도 모른다. 포타주가 식으며 생겨난 얇디 얇은 막 위로 우리는 조심스레 한 걸음씩 서툴게 디뎌 간다. 하지만 아뿔사. 걸음을 반 발이라도 헛딛거나 걸음에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가는 순간 그 막은 여지없이 깨어지고 우리는 끈적하고 걸쭉한 수프에 몸을 적셔야 한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짐이 무겁다고들 흔히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매 순간의 과제란 크리스머스 트리를 장식하는 유리 오너먼트를 만지듯이 가볍되 버겁다. 눈으로 보기에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아름답고 반짝인다. 그러나 손 끝에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가거나, 손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오너먼트는 바닥에 떨어져 깨어져 버린다. 예리한 조각에 찔려 피 흘리는 상처만 남긴 채.
삶의 표면이란 그렇듯 상처입기 쉬우며vulnerable 부서지기 쉽다fragile.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는 경계란 포타지 위에 앉은 더께나 오너먼트의 표면처럼 얇고 덧없다. 딛고 서 있는 땅이 단단하다면 삶은 어쩌면 조금은 더 살기 쉬울지 모른다. 현실과 비현실, 팩트와 상상의 경계가 명확하다면, 선과 악의 구분이 좀 더 쉽다면 말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우리 자체로서 놓인 실재는 그렇지 않다. 살아갈수록 인생은 어렵고,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알 수 없으며, 의지란 것이 애초에 존재했는지도 의심스러운 순간이 수시로 찾아온다.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자본이라는 괴물이 아닌가 싶다가도, 그 괴물의 맨얼굴은 과연 무엇인가 불현듯 의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눈을 감은 채 써커스의 광대처럼 공 위에 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그런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우리의 손을 잡아주고, 나아갈 곳을 일러주며, 빛을 비추어주는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것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불러도 좋다. 수호 천사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해도 괜찮다. 한 줄기 빛이 울고 있는 나를 비추었다고 말해도 좋다. 또는 우리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새 한 마리를 그곳에서 보았노라 말해도 괜찮을 것이다.
루돌프 루에그의 <마음이 시키는 일5- the most beautiful bird of our time>이 2019년 10월 찾아온다. 나의 마음을 살피고 그 후 타인 사이의 거리를 바라보았던 이전 전시들과는 달리, 이번 다섯 번째 전시에서는 우리가 딛고 선 세상의 유한함과 불안정함에 관심을 돌린다. 여러 작가의 아트워크와 빈티지 디자인 가구들은 유독 추상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작품의 협업으로 이뤄진 공간은, 현대성이라는 표면을 스쳐가는 현란한 이미지에 현혹되지 말고, 연약하여 바스라질 것 같은 현실에서 고개를 꼿꼿이 들어보라고 관객에게 권한다. 몸에 힘을 빼고 멀리 바라보며 그러나 멈추지 말고 꾸준히 움직이며, 당신의 새를 찾을 때까지.
삶이 우리에게 주는 짐이 무겁다고들 흔히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매 순간의 과제란 크리스머스 트리를 장식하는 유리 오너먼트를 만지듯이 가볍되 버겁다. 눈으로 보기에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아름답고 반짝인다. 그러나 손 끝에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가거나, 손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오너먼트는 바닥에 떨어져 깨어져 버린다. 예리한 조각에 찔려 피 흘리는 상처만 남긴 채.
삶의 표면이란 그렇듯 상처입기 쉬우며vulnerable 부서지기 쉽다fragile.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는 경계란 포타지 위에 앉은 더께나 오너먼트의 표면처럼 얇고 덧없다. 딛고 서 있는 땅이 단단하다면 삶은 어쩌면 조금은 더 살기 쉬울지 모른다. 현실과 비현실, 팩트와 상상의 경계가 명확하다면, 선과 악의 구분이 좀 더 쉽다면 말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우리 자체로서 놓인 실재는 그렇지 않다. 살아갈수록 인생은 어렵고,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알 수 없으며, 의지란 것이 애초에 존재했는지도 의심스러운 순간이 수시로 찾아온다.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자본이라는 괴물이 아닌가 싶다가도, 그 괴물의 맨얼굴은 과연 무엇인가 불현듯 의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눈을 감은 채 써커스의 광대처럼 공 위에 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그런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우리의 손을 잡아주고, 나아갈 곳을 일러주며, 빛을 비추어주는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것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불러도 좋다. 수호 천사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해도 괜찮다. 한 줄기 빛이 울고 있는 나를 비추었다고 말해도 좋다. 또는 우리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새 한 마리를 그곳에서 보았노라 말해도 괜찮을 것이다.
루돌프 루에그의 <마음이 시키는 일5- the most beautiful bird of our time>이 2019년 10월 찾아온다. 나의 마음을 살피고 그 후 타인 사이의 거리를 바라보았던 이전 전시들과는 달리, 이번 다섯 번째 전시에서는 우리가 딛고 선 세상의 유한함과 불안정함에 관심을 돌린다. 여러 작가의 아트워크와 빈티지 디자인 가구들은 유독 추상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작품의 협업으로 이뤄진 공간은, 현대성이라는 표면을 스쳐가는 현란한 이미지에 현혹되지 말고, 연약하여 바스라질 것 같은 현실에서 고개를 꼿꼿이 들어보라고 관객에게 권한다. 몸에 힘을 빼고 멀리 바라보며 그러나 멈추지 말고 꾸준히 움직이며, 당신의 새를 찾을 때까지.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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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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