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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김종영미술상 수상기념전: 박일순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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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박일순
분류 : 개인전 장르 : 설치미술
전시기간 : 2020.12.11 ~ 2021.02.21

전시 개요

박일순은 오랜 시간 나무로 작업하고 있다. 전시된 나무는 벌목 후 남은 그루터기, 면봉, 연필, 합판, 혹은 실패와 같이 다양한 형태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초록의 싱그러움이 넘쳐난다. 그 옛날 국어책에서 <실록 예찬>을 읽던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처럼 싱그러운 작품을 선보이는 그의 작업노트이다.
“조각을 한답시고… 벌채된 나무들이 켜켜이 누워서 다음 생을 꿈꾸는 왕십리 목재상에서 전봇대보다 긴 향나무를 골랐다. 절단하던 체인 톱날에 살점을 날리며 향기를 토해내던 그 향나무의 처연함을… 아직 살아 있다는 듯이 물기 머금은 붉은 꽃을 내보이던 그때 그 섬뜩함, 그리고 미안을 나는 오래 기억한다.”
물질을 다루는 조각가만의 경험이라 할 수 있다. 말 못하는 나무이지만 엄연한 생명체였고, 어쩌면 자신보다 오랜 세월을 한자리에서 묵묵히 견뎌왔을 것이다. 한 편의 우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른다. 근 50년간 조각가로 활동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이처럼 처연한 기억이 자리잡고 있었다.
“베니어판을 마주하고 나무를 상상한다. 거대한 숲에 나무를 살았을 그의 근본에 대하여… 생명의 기운 충천하던 그의 시간과 숨결의 흔적 애무하며 위로의 예를 다하여 그의 꿈을 되살린다.”
박일순의 작업은 자신의 작업을 위해 희생된 제물들에 대한 천도제라 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 손 건너 일어난 일에는 감성적으로 무딘 우리의 모습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의 작품에서 영화 <옥자>의 주인공인 미자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나의 일은 세상을 바라보며 느끼고 이해하는, 그러나 여전히 알 수 없는 아름다운 세계의 비밀, 그 신비한 질서에 다가가는 그런 것이라 여긴다. 이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헛되고 부질없는 짓인지는 세상과 시장의 기준으로 잴 수 있는 것은 아닌 듯… 하여, 알려고 하지 않는다.”
수 십년 전 왕십리 목재소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박일순이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반세기 그의 여정을 통해 미술마저 고도로 산업화 한 시대에 예술이 지향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박일순의 작업을 통해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간이 실로 어떤 존재인지 반성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그의 작업은 ‘절제의 아름다움’을 모색한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삶 또한 은일하다. 김종영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미술계가 그의 작업을 새롭게 조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그가 더욱 일로 매진하여 한국미술계에 절제의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선보여 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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